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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월강문화상] 수필부문 가작_고슴도치를 생각하다

2015월강문화상 수필부문 가작
간호학과 황지웅

제목 : 고슴도치를 생각하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그의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추운 겨울 어느날, 서로의 온기를 위해 몇 마리의 고슴도치가 모여 있었다. 하지만 고슴도치들이 모일수록 그들의 바늘이 서로를 찌르기 시작하였고, 그들은 떨어질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추위는 고슴도치들을 다시 모이게끔 하였고,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기 시작하였다. 많은 수의 모임과 헤어짐을 반복한 고슴도치들은 다른 고슴도치와 찌르고 찔리지 않을 최소한의 간격만을 두고 서로 떨어져있는 것만이 최고의 수단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삶을 살아가다 누군가를 찌르고 찔리며 상처를 주고 또한 받는 우리들에게 위 우화는 생각할 거리를 주게 만든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한번쯤은 어쩌면 그 이상을 경험했을 것이다.

나는 위와 같은 상황을 경험해 본적이 있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최소한의 간격조차 두지 않은 채 오직 스스로의 온기만으로 힘겨운 겨울을 나야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고슴도치와 틀린 점은 고슴도치는 냉기를 견딜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은 조그만 냉기에도 금새 얼어버린 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그 무렵의 나는 몰랐었다. 오로지 나를 찔렀던 굵은 가시에 홀로 아파하였으며 누구도 날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앞으로 살며 찔릴 수많은 가시에 홀로 두려워하였으며 누구도 나에게 찌를 수 없도록 아예 동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이렇게 찔려서 괴로웠던 만큼 누군가를 질러 괴로워하게 만들거라는 생각에 홀로 추위 속을 헤매며 괴로워 했었다. 나는 그렇게 스스로 얼어갔다.

여기까지라면 위 쇼펜하우어의 고슴도치 이야기가 비극적으로 전개된 모습이지만 사람의 이야기는 틀리다. 사람은 분명 고슴도치와 틀리다. 그렇다면 도대체 사람과 고슴도치는 왜 틀린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사람에게는 두 손이 있다. 두 손이 있기에 자신의 온기를 상대방에게 전할 수 있다. 두 손이 있기에 자신은 상대를 믿고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두 손이 있기에 상대방이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스스로 얼어가던 중에 나는 나를 끌어당긴 수많은 사람들의 손에 의해 얼어버린 고슴도치가 아니라 사람이 될 수 있었다.

분명 사람들 사이에서 살다보면 피치 못하게 상처를 주고 또한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두 손이 있기에 상대방을 마주잡고 체온을 나눌 수 있으며 상대방을 받아들일 수 있다. 상대에게 손을 건넨다는 것은 단순히 손을 건네는 것이 아니다. 인정을 주어 이 혹독한 추위를 함께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추위에 떨고 있는 고슴도치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런 고슴도치들을 사람으로 돌리고 우리 사이에 들어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바로 손을 건네는 것. 우리 모두 손을 건네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고슴도치가 아닌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자신의 인정을 남에게 주는 것에 인색한 고슴도치가 아닌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이 세계의 모든 고슴도치가 없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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