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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월강문화상] 수필부문 대상_시각장애 체험을 통하여

2015월강문화사 수필부문 대상
사회복지과 김현주

제목 : 시각장애 체험을 통하여

나에게 시각장애란 사실 굉장한 두려움 이였다. 어릴 때부터 눈이 좋지 않아 안경을 썼었고 안경을 벗었을 때의 그 답답함과 공포가 싫어 오히려 라식이라는 수술을 선택한 나에겐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그 두려움은 정말 굉장했다.
시각장애 체험을 하게 될 거란 교수님의 말씀을 들을 후부터 나는 묘한 불안감에 일주일을 보냈었다. 그리고 드디어 체험의 기회가 온 날 그 체험에 앞서 교수님께서 중도에 시각장애를 갖게 된 몇 분의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그분들 가운데 내 가슴에 여전히 아프게 남아 있는 분이 계시다. 물론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많이 목이 메어왔지만 한 집안의 가정이셨던 분께서 자신의 직장에서 일을 하시다 정말 한 순간에 눈이 멀게 되어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셨다는 그 분의 이야기가 아직도 나를 울컥하게 만든다.
사실 눈이 그렇게 갑자기 한 순간에 보이지 않게 될 수 도 있다는 것 도 나에겐 엄청난 충격 이였고, 자신이 아닌 자신의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그렇게 놓으셨던 분의 이야기도 가슴속에 큰 파편이 되어 남아있다. 그리고 또 다른 나이가 어린 남자아이 얘기도 해주셨는데, 그 아이의 그 말, 앞에 아무런 장애물 없이 마음껏 달려보고 싶다는 그 말 에 무언가 내 머릴 강하게 치는 묘한 느낌을 받았다.
달리기가 싫어 체육시간이면 이 핑계 저 핑계로 빠지기 바빴던 나는 얼마나 행복한 아이였는지 그 아일 통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교수님께서 해주신 많은 사례들과 이야기들은 아직은 아무 문제없이 모든 걸 느낄 수 있다 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여러 표지판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본격적으로 광장으로 옮겨가 체험을 기다리게 되었다. 체험 전에 지팡이 사용법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좌우로 흔들어 주변에 어떤 것이 있는지 확인하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지팡이를 이용 하여 그 높이를 측정해야한다는 설명이 끝나고 체험코스에 대한 사전답사가 이어졌다.
이 때 까지만 해도 3분도 채 안 걸리는 그 코스가 온 몸에 땀을 흠뻑 젖게 하는 무서운 코스인줄은 꿈에도 몰랐다. 코스 설명을 들은 후 2인 1조로 한명은 안내자, 다른 한명은 체험자가 되었다. 안내자의 경우 어떠한 말도 하지 않는 그림자와 같은 존재 여야 한다고 했다. 체험은 시작됐고 나에게 주어진 것은 눈을 덮은 안대와 손에 쥐어진 지팡이 뿐이었다.
눈을 가리는 그 순간부터 아까 갔던 그 간단한 길을 어떻게 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안대를 하고 오로지 시각장애인을 위한 지팡이와 손에 의지하면 한발 한발 내디뎠다. 처음 계단을 내려갈 때의 그 공포와 두려움은 대단했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두려움, 내 앞에 계속 무언가가 있을 것 만 같은 공포, 최대한 지팡이와 내 손, 그리고 사실적으론 파트너에게 의지하며 하나씩 하나씩 내려가는데도 너무 두려워 계속 비틀대기도 하고 넘어지려고도 했다. 지팡이를 이용해 어디가 턱인지를 알 수는 있었지만 발을 한걸음 내딛는 게 쉽지 않았다.
겨우 계단을 내려와서는 또 다른 난간에 부딪혔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방향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저 파트너의 말에 의지하고 지팡이로 장애물이 있는지를 보는 게 최선 이였다. 오른쪽으로 좀 더 가야한다 하면 그런가보다 하고 가는 게 전부였다.
지팡이 하나로 길을 어느 정도 걸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체험을 해보니 너무 막막하기만 하고 점점 더 두려워 지기만 했다. 어느 정도 일정한 길을 지나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순간 몸이 뒤로 살짝 기울어 졌고, 다리에 힘이 더 들어갔다. 오르막길을 지나 기둥을 지나 꺾는 부분에서 굉장히 애를 먹었다. 머릿속에 지도는 확실한데 내 지팡이와 내 귀에 들리는 지팡이 소리는 나를 전혀 다른 곳으로 이끌었다.
내 느낌으로 길을 돌아가려니 어느 정도로 돌아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어 옆의 파트너의 도움으로 겨우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사실 이 순간부터는 언제쯤 이 체험이 끝이 나려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한발 한발 걷는 게 점점 더 힘이 들고 사실 너무 두려워졌다.
겨우겨우 그 기둥을 지나 방향을 잡고 발을 딛는 순간 앞의 턱과 장애물을 볼 수 없어 그만 넘어 질 뻔 했다. 지팡이로 분명 앞을 잘 보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장애물이 있다는 걸 느낌으로 알 수 있었지만 보이지 않으니 그 부분에서 많이 넘어지려고도 했고, 그 장애물에 무릎을 부딪히기도 여러 번 이였다.
겨우 그 장애물을 지나 종착지 까지는 비교적 수월하게 갔다. 다행히 앞에 아무런 장애물도 없었고, 평평한 길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안심을 하며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무사히 이 체험을 끝낼 수 있었다. 안대를 벗음과 함께 순간 내 눈에 들어오는 빛줄기란 정말 너무나 아름답고 감사했다.
앞이 이렇게 보인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빛을 보는 순간 얼굴도 모르고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아까 교수님께서 얘기해주신 카센터에서 일하셨던 분이 떠올랐다. 그 분의 생김새는 알 수 없지만 그 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 정말 한순간에 온 세상이 어둠으로 물들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짐이 된다는 그 현실, 아무 걱정 없이 잘 살아 오던 자신에게 다가온 악몽과 무능력. 장애를 가진 사람이 살기엔 너무 모자란 현실, 그리고 사람들의 편견과 시선.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주었던 내 편견과 시선을 이런 값지고 소중한 체험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우리와 다를 게 없었다. 단지 살아가는데 있어서 조금 불폄함 을 가진 것 뿐 이였다. 내가 왜 이 과를 선택했었는지, 그 처음의 초심을 살아가는데 잊을 수 도 있었지만, 이러한 값진 체험으로 인해 다시 한 번 내가 선택한 이 길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교수님의 말씀 데로 가려운 부분을 알아야 긁어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그 말이 다시 한 번 떠올랐다. 물론 내가 그 분들의 마음을 백프로 이해했다고 이야기 할 순 없다.
사실 나는 이 두려움이 조금 있으면 끝난다는 희망이 있었고, 옆의 파트너가 있다는 안도감을 느꼈으니, 그 두려움 절망 까진 느끼진 못했다. 그러나 이 값진 체험을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았다.
1년 전 보았던 도가니란 영화를 보고 느낀 분노와 절망, 내가 왜 이 길을 꼭 가야한다고 생각했었는지, 잊고 있던 그 분노와 절박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그 느낌이 싫어 사회복지란 과를 선택하였고, 아직도 어디선가 아무도 모르게 단지 장애를 갖고 있다는 이유하나 만으로 어디선가 못된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선택했던 이 과에 대한 나의 의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가려운 부분을 어느 정도 긁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지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이 시각장애 체험을 통해 많은 걸 배웠다. 지금 우리의 시대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어딜 가더라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건 없었다. 나에겐 아무런 문제도 없고, 늘 일상으로 편하게 다가왔던 모든 게 눈이 안 보인다는 하나로 얼마나 힘에 겨운지 알게 되었다. 아직 우리나라의 도로나, 시설들은 장애를 가진 사람에겐 버거운 장애물이다.
사실 항상 난 아니니까, 나는 그럴 일이 없을 테니까, 내가 하는데 엔 편하니까 라는 못되고 이기적인 생각을 하고 살았었는데, 막상 이 체험을 하고, 그 어둠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고 나니 몸이 힘들거나 어려운 사람을 도우려 이과에 온 나조차도 얼마나 많은 편견과 시선으로 그들을 보았는지 알 게 된 체험 이였다.
다른 사람을 탓하기 이전 우선 나부터 이 시선과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또 한 내가 이 배움을 통하여 그들에게 어느 정도의 내 눈에 빛줄기가 들어왔다는 그 희망을 느끼게 해드릴 순 없겠지만, 내가 줄 수 있는 많은 일들을 통하여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이 학교를 졸업해서 무엇을 하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들에게 적어도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체험 이였다. 단지 장애가 있다는 이유 하나로 자신의 가족과 꿈을 포기해야만 했고, 사랑조차 자신의 마음 데 로 할 수 없다는 절망, 결국 그들이 선택한 가슴 아픈 선택. 내가 그들에게 어느 정도 해줄 수 있는 건 없겠지만 그 아픔을 감싸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 느낌을 잊지 않을 것 이다. 다시 한 번 비록 약 5분정도 되는 체험이지만 시각장애인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고, 그들에게 어떠한 도움이 필요한지 알게 되었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되어 많은 사람이 참여하면 어느 정도 내가 느꼈던 그 시선과 편견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였다. 이러한 값진 체험을 통해 내가 무엇을 위해 이 과를 선택했었는지 일깨워준 교수님께도 정말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전해 드리고 싶다. 그들의 가려운 부분을 속 시원 하 게 긁어 줄 순 없겠지만 최선을 다해 긁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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