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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월강문화상] 시 대상 시각디자인전공 박선희 '수수께끼의 봄'

올해에도 시에 가장 많은 응모작이 있었다. 시는 감정이 극에 달한 상태의 정서를 언어로 표출한 것이다. 따라서 영탄법은 시의 장르상 특성이다. 그러나 시인이 시로 표현할 때 시인의 마음 포에지(詩心)를 관조하는 마음으로 표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 조건을 충족시킨 작품들은 박선희의 “수수께끼의 봄”외 4편과 강영숙의 “이끼”, 음영란의 “나의 사계절”이 있었다.
이 세편의 작품을 독창성과 이미지의 구체성을 중심으로 평가하여 박선희의 “수수께끼의 봄”을 대상으로 뽑았다. 박선희의 네 편의 작품 수준이 비슷했으나 그 중 “수수께끼의 봄”의 후각적 이미지가 좋았다. 강영숙의 “이끼”는 상상력보다 이미지가 돋보였다. 차상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음영란의 “나의 사계절”은 나름대로 하나의 주제를 시적으로 승화시키는 기법이 좋았다. 차하로 뽑았다.  
[
심사평 : 사회복지과 교수 문학박사 임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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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대상>

수수께끼의 봄                                         시각디자인전공 박선희

바싹 마른 줄기와 굳은 흙덩이 째로 뽑혀 나뒹구는 뿌리.
솎아 낸 누런 잎과 비닐을 두른 안개꽃.
국화의 목이 떨어지고 화분이 조각조각 엎드려 우는 제단에
매장 되어 있는 몸으로.

그가 노끈으로 붙들어 맨 가지를 어루만지고
태동으로 흔들리는 알뿌리를 쥐엄쥐엄 감싸쥐는 소리를 느낀다

곧 일렁이는 몸의 그가 나의 잠에 침투하여.
해님이 공기의 과육을 깨무는 내음이
물씬한 공중으로 떠밀어 올릴 것이다

오래도록 얼음이 깔고 앉아 있던 흙의 건반을
녹음이 피어 번진 그의 탄탄한 두 허벅다리로
밟고 튀어오르다 회전하며. 넘어지기도 하면서.
잿빛 저음을 몰아낸다

비로소 나는 하나의 정원.
찢긴 살갗 틈으로 단단한 봉우리를 돋우는 정원.
그가 내게 향을 점안하는 태도란 감미롭다

라일락 싹은 아릿한 향의 연보라빛 불꽃을 피워 올리며
향그러운 잉크로 쓰인 글씨와 문장을
작은 파열음과 함께 흘려 보낸다

기분 좋은 공기에 취해 벌어진 입술 새로
제비꽃이 뚝. 뚝 흘리는 남색 군침의 봉우리는
별들의 그림자에 짓물러지고

설탕 냄새에 신경이 고조된 개미들의 발이
작약꽃의 살결에 부딪혀. 그 따가움에
동그란 입술은 한 장씩 발갛게 일그러져
달의 숨을 틀어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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