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응모작은 적었으나 수준은 예년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그 중에 박윤정의 “내가 없는 세계”를 장원으로 뽑았다. 플롯과 심리묘사, 모티프의 흥미유발이 돋보였다. 이작품의 여자주인공 영미의 친구 둘이 한 남자를 좋아하는데, 이미 친한 친구와 사귀는 것을 알고 남자애들과 짜고 그 친구를 강간하게 한다. 강간당한 아이의 아버지는 형사인데 딸의 복수를 위해 그 두 여학생을 죽인다. 집에서 영미 아버지는 딸의 장기를 팔기 위해 영미를 기다린다. 소설은 이야기이고, 소설가는 이야기꾼이라면 박윤정은 장래성이 있는 이야기꾼이었다.
김선우의 “미운 비둘기 도브의 하루”는 동화였다. 이작품은 어린이의 성폭력 예방 교육과 인성교육, 그리고 필자의 전공인 치위생과답게 칫솔질의 중요성까지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차상으로 뽑았다.
문예진의 소설 “소녀의 밤”은 여자정신대로 끌려간 화자를 통해 그들의 비참한 삶과 애환을 그린 서정적인 작품이다. 작품은 좋았으나 분량이 콩트 정도의 분량이라 차하로 뽑았다.
이윤정의 “수희”는 하나의 신화를 창작하고 있었다. 신화는 사람들의 믿음이 따라야 한다는 것과 기독교나 불교의 신화처럼 전통이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모든 신들을 창조하려다 보니 환상동화로 흘렀다는 단점이 있었다.
[심사평 : 사회복지과 교수/문학박사 임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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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대상 ; 군사학부 박윤정
내가 없는 세계
평소보다 일어나기 힘든 아침이다. 다른 날 보다 오늘은 특별히 더 학교에 가기가 싫다.
5분만 더 잘까 하다가 그냥 일어났다. 학교는 히터라도 틀어주니까 빨리 학교 가서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학교 갈 준비를 했다.
“영미 학교 가니?”
“아빠 오늘 일 안갔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에 일어나 용역사무소에 나가는 아빠가 이 시간에 집에 있는 게 이상하다. 당연히 일 갔을 줄 알았는데 아빠는 화장실에서 나왔다.
“응? 아..아빠 몸이 안좋아서…”
“그래. 학교 다녀올게”
“밥은?”
“안먹어”
“영미야 오늘 몇시에 끝나니?”
“5시! 아빠 학교 좀 가자! 들어가서 자! 아침부터 짜증나게…”
나와 아빠의 대화는 늘 이런식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아빠랑 말하는 건 답답하고 짜증만 난다. 남들이 들으면 불효녀라며 욕할지 모르겠지만 난 아빠도 가난한 집도 아파서 병원에만 있는 엄마도 싫다.
‘그냥 죽어버릴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눈가가 촉촉해진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행하게 느껴지고 내 스스로가 불쌍하단 생각만 든다. 오늘은 특히 더 우울하다.
“영미야 안녕”
“안녕!”
역시 학교는 따뜻하다.
“영미야 빵 먹으러 갈래?”
이 친구는 나랑 제일 친한 친구 정아다.
“너 빵 있어?”
“응. 어제 샀지롱!”
“오~역시 정아~아영이랑 가자.”
정아랑 아영이랑 간 곳은 강당 뒤에 조그만 창고다. 우린 항상 여기서 담배를 피는데 이 창고의 열쇠는 우리만 갖고 있다. 작년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소정이라는 아이가 가져다 줬었다.
“야 이소정 학교 왔냐?”
“김정아 무서워서 학교 다니겠냐?”
“내가 왜? 난 소정이 주려고 집에서 우유도 가져왔거든?”
“뭐래, 치즈겠지.”
이소정. 작년까지만 해도 정말 친했는데 김정아랑 송아영이 좋아하던 오빠가 사실은 이소정이랑 사귀고 있었다며 노발대발 하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야야 종쳤어! 영미 빨리와!”
두 사람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갔다. 여자란 남자문제로는 참 무섭다.
“아 더러워! 우웩”
쉬는 시간마다 정아랑 아영이는 소정이를 찾아가 괴롭힌다. 오늘은 썩은 우유를 이소정의 머리에 부었다. 여기저기 킬킬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소정 걸레잖아 바닥 좀 닦아.”
“안 돼 바닥 썩어!”
나도 반애들도 모두 바라만 볼 뿐이다. 결국 다 공범인건가. 애들의 장난 아닌 장난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갔고 이젠 옆 반 애들도 구경하러 온다.
“야 이제 종치겠다!”
수업이 시작하기 3분전 다들 제자리로 돌아갔다. 재잘거리며 떠드는 건 여고생의 풋풋함이 묻어나는데 뭐가 잘못된 거라고 누가 잘못한 걸까?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종례까지 끝이 나서 다들 집에 가는 와중에 송아영이 이소정을 데리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김정, 송아지 또 어디 갔냐?”
“경훈이네 애들이 데려오라고 했대. 나도 갈 건데 너도 같이 가자!”
“싫어.”
“아 왜~ 같이 가자! 응?”
“안 돼. 동생이랑 엄마보러 가야돼.”
“그래.. 내일 봐~”
오늘은 수요일. 엄마한테 가는 날이다. 난 가고 싶지 않지만 동생이 이 날은 목 빠지게 기다려서 어쩔 수 없다.
‘빨리 가야지..’
“헤헤 영미 이쁘다”
“김민수, 따라오면 죽는다.”
이 동네 사람들은 안다. 민수가 얼마나 똑똑하고 바른 아이였는지. 민수는 중학교2학년 때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서 죽다 살아났다. 그 이후로 정신연령이 4살짜리 아이가 되버렸다. 몸까지 4살이면 얼마나 좋을까.. 몸은 이미 다 큰 남자의 몸이라서 징그럽다.
“정미야! 언니 왔다!”
이상하다. 매 주 수요일은 시키지 않아도 혼자 외출 준비 하고 기다리던 아이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최정미! 아빠!”
혹시 둘이서 엄마 보러 간건가? 연락해보고 싶어도 우리집엔 휴대폰이 없다.
‘그래 둘이 엄마 보러 갔나보다’
옷을 갈아입고 저녁을 먹었다. 이젠 혼자 밥먹는 게 익숙하다. 어릴 땐 혼자 집에 있기 무서워서 맨날 민수랑 놀았었는데.
‘왜 안오지?’
저녁 9시 올 때가 한참 지났는데 오지 않는다. 그 때 집전화가 따르릉 거리며 울렸다.
“여보세요?”
“영미니? 오늘 왜 엄마 보러 안왔어? 무슨 일 있니?”
“엄마 오늘 아빠랑 정미 안갔어?”
“응. 안왔는데..” 엄마 목소리가 힘이 없다.
“엄마 아 오..오늘 아빠랑 정미랑 그..아! 할머니 보러 간다고 했었다!”
대충 둘러댔다.
“그래 밥 챙겨먹고 주말엔 꼭 와.”
“으..응!”
엄마 섭섭한가 보다. 혼자 우울해 할 엄마를 생각하니 아빠에게 화가 났다. 어디서 뭘하길래
5살짜리 꼬마애를 데리고 어디를 간건지. 온갖 불안한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지만 억지로 밀어내고 문을 잠그지 않은 채로 잠들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아빠도 정미도 없었다. 일단 학교 갈 준비를 하고 후다닥 집을 나왔다.
“영미, 빵 먹으러 갈래?”
“아영이랑 갔다와.”
“송아영 아직 안옴!”
“웬일이야 송아영이 이 시간에 안오다니. 무슨 일 있나?”
“몰라 어제 경훈이랑 술 먹었다던데 경훈이도 아직 안왔다.”
오늘 학교에 안나온건 송아영이랑 정경훈 뿐만이 아니었다. 이소정도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정아야 어제 뭐했어?”
“나도 몰라. 나 어제 그냥 집갔어. 엄마가 자꾸 전화해서.”
점심시간 우린 강당 뒤 창고로 갔다.
“정아야 열쇠 있어?”
“응, 나 있어. 내가 열게!”
창고에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뒤로 자빠졌다. 온 몸이 후들거리고 정신을 차린 나와 정아는 비명을 질렀다.
“학생! 학생!”
“네..네?”
보건실에서 깨어난 듯하다.
“창고는 왜 간거야?”
“아..저.. 담배 피러..”
형사로 보이는 후질근한 아저씨가 수첩을 들고 서있었다.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아니, 차라리 꿈이길.. 창고에서 나랑 정아가 본 건 분명 아영이의 시체였다. 피범벅이된..
“영미라고 했나? 넌 친구 시체밖에 못 본거지? 저기 정아라는 친구도?”
“네..”
난 형사가 물어보는 말에 대답하고 다시 누웠다. 믿어지지가 않는다.
나랑 정아는 경찰서에 가서 몇 가지 질문에 답하고 집으로 왔다. 역시 집엔 아무도 없다.
눈물이 폭포처럼 마구 쏟아졌다. 친구가 죽어서 눈물이 나는걸까? 아니면 너무 힘들고 외로워서? 잠이 들면 악몽을 꿀까봐 못자겠다.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났다.
왜인지 숨어야 될 것 같은 기분에 장롱 속에 숨었다.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잠시 후 뚜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스륵 거리는 소리와 바스락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다시 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난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얼마나 장롱 속에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아주 천천히 몸을 움직여 문큼 사이로 밖을 봤다. 잘 안보이지만 빨간게..설마? 문을 쾅 하고 열었다.
“아..아..꺄악!”
싸늘한 시체가 내 앞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저..정..정아야!”
정아의 시체를 끌어 안고 오열을 했다.
제발 아니 반드시 꿈이길 빌어본다.
“오늘만 연달아 살인사건이라니..”
이 형사가 혀를 찼다.
“다 내 딸이랑 동갑인데 아휴..”
“뭘까요? 이형사님.”
“그건 이제부터 밝혀야지.”
귓 속이 웅웅거린다. 조사를 받는 내내 너무 힘이 들었다. 죽고싶다는 생각만 몇 번을 했는지.
“영미야!”
익숙한 목소리다.
“아빠!”
뒤돌아보니 아빠는 철장에 갇혀있었다.
“왜 여기있어? 정미는?”
“정미가 없어져서 계속 찾아다니다가 황경식이라고 아빠랑 같이 용역하는 사람이 수상해서 쫒아다니다가..”
“근데 아빠가 거기 왜 들어가 있어? 정미는 찾았고?”
“영미야 정미 꼭 찾아야 된다!”
“아니 아빠 왜 거기 들어가 있냐고? 아 답답해 말 좀 해봐!”
“나가면 다 설명 해 줄게.”
조사를 받고 나온 나는 집으로 향했다. 경찰차로 데려다 준다고 했지만 다른 사람들 시선을 끌고 싶지 않아서 타지 않았다.
“영미다! 영미”
“민수..민수야! 혹시 우리집 근처에서 수상하거나 이상한 사람 못봤어?”
“남자가 처음 봤어!”
“뭐?”
“뚱뚱했어.”
“뚱뚱한 남자?”
“응. 돼지.”
민수랑 더 얘기하다간 나까지 미칠 것 같아서 암마가 있는 병원으로 가려고 버스를 탔다.
집은 못가겠다. 학교도..
“엄마!”
“영미야!”
엄마의 얼굴을 보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한 없이 울었다. 엄마는 말 없이 나를 안아주었다.
“우리아가..”
한참을 울다가 지금까지의 일들을 엄마한테 설명했다.
“아휴..불쌍해서 어쩌니..정아도 아영이도..”
엄마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엄마 그리고 정미가..”
“영미야 정미 외할머니댁에 있어.”
“뭐? 왜?”
“너희 아빠 때문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들 투성이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아프다.
“너희 아빠가 정미를..정미 장기를 팔려고해.”
“무슨 소리야 엄마? 아빤 경찰서에 있어 그리고 수요일에 엄마가..”
“아빠랑 같이 일하는 정식이란 사람 알지? 그 분한테 정미 몰래 빼돌려 달라고 부탁했어.”
“진짜야? 엄마 나 이해가 안 돼.”
“너희 아빠는 추악하고 더러운 사람이야. 내가 아프지만 않았더라면..”
“정미는 괜찮아?”
“응, 영미 너 당분간 삼촌집에서 살고 집근처엔 절대 가지마. 엄마도 다음주에 병원 옮길거야.”
“다음주 언제?”
“수요일”
“알았어.”
삼촌집 열쇠를 받아들고 병원을 나왔다. 엄마랑 떨어지기 싫었는데..근데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아빠가 그런 사람이라고?..엄마가 챙겨준 돈으로 택시를 잡고 삼촌집으로 갔다. 삼촌은 장기간 출장이라서 집을 비워뒀다고 한다.
‘일단 정리를 해보자.’
난 종이에 글을 적었다.
‘송아영→체육관 뒤 창고. 김정아→우리집에서 발견. 과연 이 둘의 공통점은? 친구? 단지 그것 뿐인가? 아니야.아! 이소정! 설마 이소정이 애들을 죽였다고? 플러스 정경훈&이소정’
과연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정경훈을 만나야돼.’
라고는 했지만 정경훈을 어떻게 찾는지가 문제야. 학교에 직접 가볼까? 그래 정경훈을 만나려면 직접 찾아가야돼. 아니면 이소정을 찾아야지.
순간 번뜩이면서 무언가 생각났다. 내 수첩이다. 예전에 애들번호 다 적어놨었는데 주머니 속의 낡은 수첩을 꺼내서 뒤졌다. 역시 있다! 이소정번호!
‘후..좋아’
떨리는 가슴을 꼭 쥐고 번호를 눌렀다. 신호음이 간다.
‘제발 받아라!’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틀림없다 이소정이다.
“소정아 나 영미야.”
“아..그래..”
“소정아 미안한데 수요일 방과 후에 정경훈 만나서 뭐했어?”
“..그게 왜 궁금해?”
이소정의 목소리가 조금 냉랭해졌다.
“정아랑 아영이가 죽었어.”
“만나서 얘기하자”
“그래 몇시에 어디로 갈까?”
“이따 새벽 2시에 학교 강당 뒤 창고로.”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학교 다시 가고 싶지 않았는데..어차피 이렇게 된 거 다시 돌아갈 수 없어. 난 시간에 딱 맞춰서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창고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져서 문을 살며시 열었다.
“들어와.”
이소정이 창고 안에 있었다. 문을 닫자 손전등을 켠다.
“넌 김정아랑 송아영이 날 못믿었을 때도 날 믿어줬던 유일한 사람이니까. 다 말해줄게.”
“응. 고마워.”
“그 날 송아영이 날 정경훈네 애들한테로 데리고 갔어. 바로 여기. 그리고 난 여기서 걔들한테 강간당했어.”
충격이다. 소정이의 얼굴을 봤다. 상처로 얼굴이 엉망이였다.
“아무도 그 애들을 죽인 범인을 못 찾을거야. 우리 아빠가 형사인데 범인이 우리 아빠거든.”
“뭐?”
“너의 담당형사. 조심해 우리아빠”
소정이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절뚝거리면서 나갔다. 소름이 돋고 머리가 멍해져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
뭐지 죗값을 치룬건가. 그래도 이건 아니야. 창고에 혼자 있으니 기분이 이상해져서 뛰쳐 나왔다. 곧장 집으로 갔다. 난 침대로 달려가 이불 속에 숨었다. 무섭다. 이 생각 밖에 안든다. 잠이 들려는 순간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영미야 아빠야 별 일 없지?”
“아빠 나 엄마한테 들었어.”
“엄마한테 갔다왔니?”
“응”
“영미야 잘 들어! 니엄마 지금 정미 장기를 가지고 자기한테 이식 받으려고 하고 있어 내일 중국에 병원으로 옮길거야!”
“무슨.. 아빠 어디야?”
“아빠 지금 경찰서 앞이야 빨리 서둘러야돼 우리 정미 살려야돼.”
난 전화를 끊었다 피곤함을 잊은지 오래다. 엄마랑 아빠 둘 중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난 일단 정미를 찾아야 한다. 난 택시를 타고 병원이 아닌 외할머니댁으로 갔다.
“할머니! 저 영미에요!”
대문을 있는 힘껏 두드렸다.
“영미야! 이 시간에 어떻게..”
“정미를 찾으러 왔어요 정미 어디있어요 할머니?”
“아유 아가 이리오렴. 정미 여기 있다. 정미야 일어나봐.”
할머니방에 정미가 자고 있었다 지금 내 눈에 정미는 천사보다 예쁘다.
“정미야 언니랑 가자”
내가 정미를 안자 할머니가 막아섰다.
“할머니 비켜주세요”
“내일 날 밝을 때 가라. 응?”
“안 돼요.”
난 할머니를 뿌리치고 밖으로 나왔다.
“언니?”
“정미야 괜찮아?”
집으로 가는 길에 정미가 깨어났다.
“언니 나 내일 배탄다!”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정미를 보자 어른들이 더럽고 역겹게 느껴졌다.
“우와 집 짱좋다!”
“정미야 이리와 봐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응? 언니 못보는 동안 뭐했어?”
“아빠가 엄마한테 데리고가서 수술 빨리하자고 했어! 그리고 엄마 아빠가 계속 언니 얘기했어!”
“뭐라고?”
“정미를 찾으러 영미가 올테니까 영미를 잡아둬야 한다고 했어! 난 너무 어려서 안되는데 언니는 다커서 괜찮다고 했어. 아 그리고 어떤 뚱뚱한 아저씨가 자기가 잡아준다고 했더니 아빠가 사과 한 박스 줬어.”
정미가 말하는 뚱뚱한 아저씨는 틀림없이 이소정의 아빠 이형사다. 결국 목적은 나였던거다. 허탈하다.
‘소정아 조심하라는 이유가 이거였냐. 그렇다면 그냥…’
난 정미를 재우고 경찰서로 갔다. 이형사가 나를 보고 놀라더니 씩 웃는다.
“영미야 이시간에 어쩐일로?”
“약속해주세요. 제가 중국갈테니까 정미는 지켜주세요.”
“나가서 얘기하자.”
밖으로 나오자 이형사가 내 어깨를 턱 잡았다.
“잘 생각했다.”
“소정이 일은 죄송해요. 소정이 한테 미안해서 가는 거예요.”
나 때문인 줄 알았으면 진즉에 이렇게 할 걸… 후회된다.
“영미야 슬슬 출발하자.”
어느새 해가 뜨고 있었다. 마지막 일출이라고 생각하니 평소에 잘볼걸하고 생각된다.
‘정미야 너는 크면 다 알게되겠지? 어른들이 왜 이러는지.’
18살의 난 이렇게 허무하게 살았다. 그렇게 생각하며 난 배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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