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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월강문화상 당전작_시

[시 부문]
[심사평]   13명이 33개 작품을 출품했다. 대체로 시의 구성이 탄탄하고 메시지가 명확한 좋은 작품들이었다. 아쉬운 점은 '함축적 언어'로 일컬어지는 ''시어'의 적절한 사용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입상작은 최명진의 '눈 내린 골목을 걸었다', 김민준의 '그 후', 천지연의 '416'이다. '눈 내린 골목을 걸었다'는 완성도가 매우 높았고, '그 후'는 은유적 표현과 내적 공감이 좋았다. 이 두 작품을 가작으로 선정했다. 대상은 '416'이다. 온 국민이 가슴 아파했던 사건을 절제된 언어로 잘 표현했다. 그 마음이 하늘까지 닿을 듯 '널 향한 오감을' 모두가 공감했으리라.
 


대상]

416
            _컴퓨터정보전공 천지연

바닷속에서 하늘 위 계단을 밟으며
너는 수많은
바다를 만들었지
아직도 손끝에 남은 물기는
널 향한 오감을
기억의 항해를
나는 너보다 가치 있는 사람일까
너라면 이겨 낼 수 있을까

가작]

눈 내린 골목을 걸었다

                 _간호학과 최명진

눈 내린 골목을 걸었다

뒤 돌아보니
한 뼘 전 발자국은 그새 지난날이 되었다

하얀 눈 위의 까만 발자국이
못난 걸음걸이가 고스란히 드러난 골목길이
부끄럽다

새로 눈이 내리면 좋으련만
없던 일로 하면 좋으련만
하염없이
걸어온 길만 바라보았다

우두커니 서 있기를 한참.
이제 그만 걸음을 떼려 할 때
간절히 바란 새 눈이 쌓인 길이 있었다

하염없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후

        _식품영양 김민준

새까만 구두를 신고 양복을 입고
사흘 만에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눕곤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창밖에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나는 책상 위에 놓인 퍽퍽한 카스텔라를 입에 넣다가
네가 품고 다니던 볼펜과 눈이 마주쳤다.

네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 노력했다.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어려웠다.
폭염이 시작되고 있었다.

폭염에도 좋았다.
밥도 먹고, 잠도 자고
어머니는 상다리가 부러질 듯한 밥상을 차려주셨고
아버지는 화초에 물을 주었다.
그렇지만 나는 언제나 너에게로
너에게로 출발하고 있었다.

네게 닿을까
편지를 한 줄씩 쓰고는 했다.
사백 줄이 되던 날
옅어지던 볼펜의
잉크는 다 닳은 듯 했고
볼펜도 널 잊은 듯했다.

난 처음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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